발견의 시작―Age of discovery
✦ 기원전 8세기경, 고대.
지중해 중부에 정체불명의 운석이 떨어진다.
바다 밑으로 가라앉은 줄 알았던 운석은 인류의 시선이 닿지 않는 해저에서 이동하며 점점 자라나기 시작하더니,
수 세기를 걸쳐 마치 섬과 같은 형태로 수면 위에 드러난다.
✦ 16세기경, 대항해 시대.
신대륙의 발견 이후 전 유럽이 떠들썩한 때. 르네상스의 바람으로 서구 문명의 중심지가 된 이탈리아 역시 반복되는 도시 국가 사이의 전투로 혼란스러운 시기. 도시 국가들은 해전에 대비해 수많은 함대를 운용하고 강력한 해군을 보유하기 시작하며 저마다 용병을 구하기도 했다. 바다를 항해하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유럽 전역에는 지중해 주변에서 일어나는 정체불명의 이상 현상에 관한
소문이 떠돈다. 이를테면 거대한 물고기, 살아 움직이는 해초, 인간을 잡아먹는 파도···.
주체가 없는 말들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없는 사실마저 과장되기 마련. 누구는 헛소리라며 떠들었고, 누구는 인류에게 내리는 신의 뜻이라며 외쳤다. 그러나 소문에 도전장을 내밀던 그 누구도 정확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저 자연의 섭리로 여기게 되며
진실에 대한 열망은 점차 흐려진다. 미지와 대항하는 이들의 전설만이 이탈리아의 예술가들에 의해 수많은 모험기로서 전해지게
되며, 그렇게 수십 년에 걸친 항해 시대는 18세기 후반으로 접어들며 점점 쇠퇴해간다.
✦ 19세기, 한 탐구자.
하지만 새로운 발견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은 끊임없이 존재하는 법. 무엇이 존재할지 모르는 거대한 바다에 뛰어들 때를 기다리는 이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JOJO’. 정확한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스스로를 ‘JOJO’라고 불러달라 했던 그의 말만이 기록처럼 남아있다.
이 사르데냐의 한 젊은 청년은 탐험대와 후원자를 모아 바다로 향한다. 미지에 대한 끌림, 혹은 모험을 위한 충동. 자세한 사정은 전해진 바가 없으나, 어렸을 때부터 그는 바라보면 볼수록 바다를 향한 묘한 떨림을 간직하고 있었으니,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러나 모험은 상상과는 달랐다. 듣기만 했던 거센 파도와 재해에 가까운 시련을 몇 번이나 겪는다. 그 과정에서 죽거나 떠나는 이들이 늘어나고 후회와 절망, 슬픔이 그를 서서히 잠식한다. 어느새 혼자 남은 그에게 배를 덮치는 거대한 해일이 닥치고 결국 사경을 헤매고 만다. 그 절체절명의 순간, 지중해 한가운데에서 아무도 찾지 못했던 섬에 닿는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그는 지나온 감정마저 잊게 만드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섬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자신이 살아남은 것은 마치 이 섬이 주는 기회인 듯 여겨졌다. ‘JOJO’는 섬에서 느끼는 기묘한 힘(―Stand by me―)에 매료되고, 이 평화를 지키기 위해 새로운 동료를 모으기 시작한다―.
이것이 이후 이탈리아를 지배하는 거대 마피아 조직 ‘세스티노’의 시초이다.